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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lying to @Pas_de__nom
(내 나라의 현실을, 나아가 세상을 외면할 수 있다면 좋았으리라. 삶은 苦이고, 苦는 앎에서 오지 않는가? 앎이란 뛰어난 지식이나 지혜를 일컫는 것이 아니다. 내가 느낄 수 있는 것들, 즉 오온五蘊이 있는 우리는 괴로움을 떨쳐낼 수 없다. 그러니 도무지,) 살아서는 힘들겠지. 살아서는…….
오가사와라에서 병아리 떼를 기른 적 있다. 병아리는 여느 동물의 새끼와 마찬가지로 연약한 생물이었다. 꼭 제 어미가 아니더라도 누군가의 보살핌을 받아야 하며, 그러지 않으면 쉽게 죽는다.
내 이야기를 듣던 스님은 이리 말씀하셨다. 이치에 집착함은 이치에 슬퍼하는 것에 못 미치고, 이치를 아는 것은 이치에 슬퍼하는 것보다 나중에야 이루어질 일이다. 하여 이치를 안 뒤에라야 마당에서 핏자국이 아닌 발자국을 보게 될 것이다.
하루는 유라쿠초의 요정에서 후쿠자와 선생을 들먹이며 복요리를 대접하겠다고 자리를 마련했다. 정부의 감시도 느슨해지고 불청객의 방문도 줄어 덜컥 승낙해 버렸다. 음식보단 자리가 탐났다. 유력 인사 여럿이 드나드는 곳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일 또 이런 상황이 생기거든 그러지 말게.
―이유가 뭔가.
―우리가 한자리에서 함께 죽어선 안 되지.
―…….
―둘 중 하나는 살아 있어야 해. 그래야 조선으로 돌아가서,
―단지 그뿐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