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훈 팝니다 ᰔᩚ https://xitter.cf/t.co/9tFJG88JwH
지훈을 향한 감정엔 치명적인 문제가 하나 있었다. 지훈이 남자인 것? 이건 좋아하게 된 시점부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지훈이 저를 좋아하지 않는 것? 그것도 감당할 수 있다. 제 감정은 결국 제 몫이니까. 가장 큰 문제는. 지훈과 민규가 가족이라는 틀로 묶여있다는 것. 흐릿한 선이라도 선은 선이다. 부모가 재혼한 이상 남일 수는 없다. 친형제가...
간만에 푹 자고 일어난 느낌이었다. 만족감에 눈을 뜨니 낯선 천장이 보였다. 보증금 2000에 월세 70짜리 제 원룸도 아니고. 부산에 있는 본가도 아니고. 여긴 어디지? 주변을 둘러보니 일반 가정은 아니고 호텔인 듯 했다. 그것도 존나게 비싼 오성급 호텔. 비루한 제 월급으로 이런 곳에 올 수 있을까? 한 달 치 월급은 가뿐히 날려버릴 인테리어에 놀라는...
규훈
"결혼할 거라고 아버지께 다시 말씀 드렸어." 아직 저하께 인사도 못 드렸는데. 출근하자 마자 한다는 말이. "지금 의정전에서 국무회의 중이야." 오늘 중으로 결정하실 건가 봐. 지훈이 오늘은 날씨가 좋네 같은 얘기를 하는 것 처럼 말해서 순간 아 그렇군요- 하며 고개를 끄덕일 뻔했다. 말도 안 되는 일을 꾸민 저하나, 그걸 또 진행하네 마네 하는...
플래시가 터졌다. 눈도 못 뜰 만큼의 빛이 쏟아졌지만 눈앞의 사람이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는 선명히 보였다. “자, 이제 어떻게 할래?” 민규의 인생을 통째로 앗아갈, 아니 앗아간 지훈이 물었다. 전하의 집무실에 와본 적이 있던가. 세자 저하를 경호하는 익위대에 근무한 지 10년. 전하의 집무실에 처음 발을 들인 민규는 전하가 쓰시는 책상은 저렇게...
저녁 6시. 한 시간 뒤면 민규가 집에 도착할 시간이다. 소파 위에 널브러져 있던 지훈이 몸을 일으켰다. 잔소리 듣기는 싫으니까. 이제 제때제때 쓰레기 치우는 건 일도 아니다. 페트병에 붙은 비닐라벨까지 철저히 분리하는 민규의 방식에도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나름 능숙해진 손놀림으로 거실을 정리하고 뿌듯함을 느낀다. 그러면 이제 민규가 올 타이밍. 인데....
아. 종강이었으면 좋겠다. 밤새 뒤척인 지훈이 침대와 벽 사이에 낀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형이 자꾸 저를 피하니까 신경 쓰여서 망했어요.' 걔는 왜 그런 말을 해서. 메신저 창을 연 손이 잠시 멈춘다. 지훈의 유일한 즐겨찾기. '고구마'. 파란색 후드티를 입은 프로필을 눌렀다가. 나갔다가. 방황하던 손이 드디어 결심한 듯 채팅 버튼을 눌렀다. -시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