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군주]적 지도자들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지금부터는 정치가 점진적으로 더 민주화될 것이며 더 아마추어들의 손에 내맡겨질 것이었다.
— 토머스 핀천 짓고 설순봉 옮긴 『브이』(민음사, 2020) 790쪽.
사람들은 뭐라도 손에 넣으면(음식이든 장작이든 석탄이든) 아낌없이 서둘러 탕진해 버리려고 했다. 대체 무엇을 위해 모아 두고 아끼느냐는 것이었다.
―︎ 토머스 핀천(설순봉), 『︎브이』︎(민음사, 2020) 388쪽.
세상은 곧 무생물인 굳은살이 역시 무생물인 염소 가죽에 부딪치는 소리에 이어 펠트가 금속을 치는 소리, 막대들이 서로 맞부딪히는 소리에 휩싸였다.
―︎ 토머스 핀천 짓고 설순봉 옮김, 『︎브이』︎(민음사, 2020) 216쪽
회의론자들이 상식적 질문에 오답을 말하는 LLM의 사례를 발표할 때마다 오픈AI 같은 회사들은 이런 사례를 다음에 업그레이드할 때 훈련 데이터로 사용해서 그런 질문에 정답을 말하게 만든다.
―︎ 맥스 베넷 지음, 김성훈 옮김, 『︎지능의 기원』︎(더퀘스트, 2025) 477쪽
내가 생각하기에 판타지와 공상과학소설이 젊은 독자들에게 아주 매력적인 이유 중 하나는 등장인물들이 4차원을 통해 어디든 쉽게 여행하고 그럼으로써 물리적 위험과 시간의 불가피한 제약을 피할 수 있게끔 시공간이 바뀌면서 인간의 죽어야 할 운명은 여간해서는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AGI가 개발되면 아름답고 탈중앙화된 세상이 열리고 코딩 커뮤니티가 신나게 협력하리라는 생각은 착각이다. 그런 장면이 펼쳐지진 않을 것이다.
― 드와르케이 파텔, 『스케일링 시대』(인사이트, 2026) 230쪽에 실린 레오폴드 아센브레너의 말.
실제 과학자들을 만나 보았던 소설가 친구가 말하길, 저명한 과학자들은 가끔 스스로 천재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 같단다. 이 천재는 보통 반쯤은 무너진 벽의 바깥에 있는 약간은 미친 사람이다.
―︎ 클레어 데더러 지음, 노지양 옮김, 『︎괴물들』︎(을유문화사, 2024) 138쪽
천재는 재료와 조력자를 통제하는 반면 자기 자신에 대한 통제력은 #완전히 상실한 사람이다.
―︎ 클레어 데더러 지음, 노지양 옮김, 『︎괴물들』︎(을유문화사, 2024) 115쪽
내가 하는 일의 원어는 보태니컬 일러스트레이션botanical illustration, 해석하면 식물학 그림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식물 세밀화라고 부른다. 그러나 전 세계에서 보태니컬 일러스트 용어에 ‘세밀’이라는 의미를 포함시킨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다.
― 이소영, 『식물을 연구하는 태도』(가지) 28쪽
시골 소년과 시골 소녀의 결혼은 인형 결혼식* 같았다.
* 인도에서는 몬순비가 오지 않으면 기우제 격으로 인형이나 동물의 결혼식을 올린다.
― 자가디시 슈클라, 『내일 날씨는 맑음』(반비, 2026) 71쪽 본문과 각주
신용으로는 모두가 같은 것을 사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신용은 평등의 환상을 빚어내지만, 모두가 그 빚을 갚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율라 비스 지음, 김명남 옮김, 『︎소유하기, 소유되기』︎(열린책들, 2026) 105쪽
음악가는 일하지 않고 놂으로써 일의 규칙을 깬다. 경계를 넘는다는 점에서 이것은 퀴어한 일이다.
―︎ 율라 비스 지음, 김명남 옮김, 『︎소유하기, 소유되기』︎(열린책들, 2026) 93쪽.
모노폴리의 전신인 〈︎지주 놀이〉︎ 게임이 1990년대 초에 고안되었을 때 그 목적은 부동산 소유자가 세입자를 궁핍하게 만듦으로써 〈︎이기는〉︎ 경제 체제의 문제점을 폭로하자는 것이었다.
―︎ 율라 비스, 『︎소유하기, 소유되기』︎(열린책들, 2026) 76쪽
실용주의는 기존의 방식이 더이상 작동하지 않고 거대한 변화가 요구되는 시기에는 최악의 원리가 될 수 있다. 어제와 다른 내일을 가져올 상상력과 용기가 결여돼 있기 때문이다.
―︎ 김정현, 《︎녹색평론》︎ 中 「︎책을 내면서/상상력과 용기」︎ 5쪽 – at Goyang-si, Republic of Korea
출처는 독자가 원저작물을 쉽게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분명해야 한다. …︎…︎ 특히 번역물은 번역자의 이름도 표시해야만 한다. 번역물 자체가 번역자의 저작물(2차적 저작물)이기 때문이다.
―︎ 정지우, 『︎출판인을 위한 저작권법』︎(한국출판인회의, 2026). – at Goyang-si, Republic of Kore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