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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ined February 2023
여러분, 나누면 되게 손해 보는 것 같죠. 근데 공부는 나누면요, 훨씬 더 잘하게 돼요. 공부의 참 묘미야. 그러니까 '도구' 중에 가장 안전한 방식으로 소유하고 나누고 사람을 돕고 지구도 살리는 유일한 것- 그것은 언어, 지식, 인식입니다. 그래서 공부는 내것인 동시에 사회적 자원이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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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생활에서 가장 첨예하게 부딪히는 것은 어떤 신념이나 거대한 대의가 아니라 일상에서의 사소한 제스처들이잖아요. 예를 들어 저는 어떤 사람 싫어하냐면 신발을 내려놓을 때 탁 던지는 사람 있죠. 그럼 먼지가 나잖아요. 신발을 살짝 현관 같은 데 놔야 되는데 신발을 탁 던지면 그런 사람은 일단 저는 그다음부터 제낍니다. 근데 다른 사람한테는 저의 꼴 보기 싫은 면이 없겠어요? 당연히 많겠죠. 너무나 많겠죠. 그러니까 그 서로 꼴보기 싫은 거를 우리가 어떻게 처리를 해야 되는가. 이것이 공동체를 오래 유지하기 위해 생각해야 할 문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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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킷리스트라는 거 있잖아요. 저는 어떤 면에서는 아마도 절대 실행할 수 없는 것이 이제 버킷리스트인 것 같아요. 왜냐하면 버킷리스트가 있으면 지금 하면 되잖아요. 죽기 직전에 한다는 건데 지금 못하면 그때도 못 한다는 거죠. 저의 경우에는 버킷리스트가 여행 가는 건데 생각만 하고 있는 거예요. 생각만 하다가 시간이 가면 약간 자기 자신에 대한 패배감 같은 게 드는 거죠. 이걸 해야 되는데 내가 못했다라는 거죠. 일종의 스스로 만든 결핍 같아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버킷리스트의 정의 자체가 지금 못하면 나중에도 못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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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습관이고, 타인과의 관계에서는 태도죠. 습관과 태도가 일상을 좌우하고 또 인생을 좌우하는 것 같습니다. 승패 같은 거는 없고요. 🎧정희진의 공부 10월호🎧 odo-magazine.com/magazine/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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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프로그램에 이혼 숙려 캠프라는 게 있잖아요. 근데 저는 이 프로그램 제목을 들을 때마다 약간 답답한 생각이 들어요. 이혼을 숙려하기보다 애초에 결혼을 숙려해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가장 좋은 방법은 살아보고 결혼하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파트너가 집안일을 얼마나 심각하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적극적으로 하려고 하는지를 최소한 6개월은 살아봐야 알지 않겠어요. 그런 다음에 결혼을 숙려해서 해야죠. 이혼 숙려 캠프보다는 결혼 숙려 캠프가 훨씬 효율적이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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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남성분들하고 살면서 가장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이거였거든요. 제 눈에는 할 일이 보여요. 그리고 그들이 찾는 물건이 보여요. 그런데 남성들은 할 일도 안 보이고 안 보인다는 거야. 손톱 깎기 어디 있어? 양말 어디 있어? 여권 어디 있어? 계속 이렇게 물어보는 거예요. 왜 어떤 사람 눈에는 일이 보이고 어떤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는가, 이게 참 어려운 문제죠. 어느 누구도 주부를 둘 권리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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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할머니들은 그런 말씀을 하셨다고 해요. 죽어서 저승길을 가면서도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된다고. 그게 남은 식구나 자식을 잊지 못해서가 아니래요. 뭐냐면 저승길까지 살림이 따라올까봐 무서워서 그렇다는 거예요. 사실 어떤 일이나 어떤 삶은 죽어야지 해방이 되는 경우가 있죠. 많은 일들이 그렇습니다. 살림이 원래는 죽음의 반대말인데 그렇지가 않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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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에 일을 이고 지고 사시는 분들께 바칩니다. 정희진의 공부 9월호 odo-magazine.com/magazine/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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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근본적으로 '표현의 자유'보다 '표현의 책임'이 더 강조되는 사회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기보다는 표현할 언어를 창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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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진의 공부>에는 시간이 지나도 계속 회자되는 에피소드들이 좀, 꽤, 많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사람을 울리고 웃기고 때리는 김소연 시인편은 레전드로 꼽힙니다. 케미가 폭발하면 어디까지 가는지 보여준 정희진 편집장과 김소연 시인이 공개 강연으로 다시 만납니다. 9월 6일 일요일! booking.naver.com/booking/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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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인생에서 언제 가장 기뻤냐, 뭐가 제일 좋았냐 이렇게 물어보는 건 상대방에 대한 관심이나 궁금증이라기보다 실제로는 자기 자랑을 하거나 자기 얘기를 하고 싶어서라는 걸 최근에 깨달았어요. 여러분들도 혹시 이런 상황에 마주한다면 저처럼 멍 때리지 마시고 반드시 상대방에 대해서도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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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진의 공부 8월호🎧 드라마 <참교육>은 사이다 말고도 할 이야기가 많은 텍스트입니다. odo-magazine.com/magazine/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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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엄마들이 딸에게 이중 메시지를 주잖아요. 뭔 얘기냐면 딸이 예쁘고 날씬하길 바라면서 엄청 맥이죠. 엄청나게 뭘 먹이면서 또 뚱뚱하다고 쿠사리를 주잖아요. 엄마의 성 역할이라는 게 이렇게 모순적인 거죠. 여성분들 혹시 이 말 들으셨어요? 어머니한테. 내가 너 없으면 못 산다, 너가 아니면 누구한테 하겠니. 이렇게 딸한테 얘기를 하죠. 또 한편으로는 딸을 미워하면서 너는 세월을 잘 만나서 나처럼 살지 않는다, 너는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모른다, 이 두 가지 얘기를 동시에 딸한테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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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일을 하기 때문에 불안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일도 너무 많이 하고 게임도 너무 많이 하고 핸드폰도 너무 많이 하고 여행도 너무 열심히 다녀요. 그러니까 뭔가 마이너스, 뺄셈의 삶을 좀 살아야 되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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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을 위한 식탁> 이 작품에서 엄마와 딸이 서로 사랑해요. 굉장히. 우는 장면도 많이 나옵니다. 흥미로운 거는 서로 분명히 사랑하고 대화를 갈구하는데 절대로 이해하지는 못해요. 근데 저는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엄마와 딸이라는 그 위치성, 각자 포지션이 다른데 어떻게 이해가 되겠어요? 저는 이 딸이 엄마가 되더라도, 딸이 딸을 낳더라도 엄마를 이해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왜냐하면 자기는 엄마같은 엄마가 되지 않을 거기 때문에. 여러분 잘 아시다시피 사랑보다 이해가 훨씬 어려운 일이죠. 사랑보다 타인을 이해하는 것이 훨씬 어려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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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진의 공부 7월호🎧 odo-magazine.com/magazine/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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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무싸>에서 이런 얘기 나오죠. '창작자한테 뭔가 나오려면 이 감정에도 푹 빠져 봐야 되고 저 감정에도 푹 빠져 봐야 되는데 애매하게 착한 사람들은 작가 자신의 도덕적 검열 때문에 안 되는 것 같다. 못된 사람이 잘 찍고 못된 여자가 잘 쓴다는 말은 어떤 면에서 사실이다' 이게 굉장히 예술의 딜레마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는데 저는 좀 생각이 달라요. 이건 예술의 딜레마가 아니라 예술이 잘못된 것입니다. 그러니까 뮤즈 없이 써야 돼요. 뮤즈 없이, 대상화 없이 자기 몸으로 자기 힘으로 써야 됩니다. 우리는 꼭 뭔가 영감을 주는 대상이 있어야지만 쓴다고 생각하고 많은 잘못을 용서를 해 주죠. 저는 이것이 굉장히 잘못된 남성 중심적인, 부르주아 중심, 기득권 중심적인 예술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술은 그렇게 남을 착취해서 나오는 것이 아니어야 하고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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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모자무싸> 폭식 장면을 보고 아 박해영 작가가 폭식을 해 봤구나라는 것을 확신했는데 폭식은 그렇게 하는 겁니다. 맨 처음에 찐만두를 먹어요. 그다음에 밥하고 김치를 손으로 집어먹습니다. 그리고 라면하고 또 같이 먹어요. 그러니까 만두, 밥, 김치, 라면 이거를 무작위로 왔다 갔다 하면서 먹습니다. 김치는 반드시 손으로 집어먹는데 너무 리얼했어요. 폭식을 이렇게 하죠. 이 드라마에서 먹는 장면이 많이 나오잖아요. 주로 황동만이 아지트에서 와인하고 치즈, 스테이크 이런 걸 먹는데 거기서는 폭식한다는 느낌이 안 들죠. 아지트에서는 게걸스럽게 먹는다는 느낌, 약간의 혐오감이 들게 먹지만 폭식하고 게걸스럽게 먹는 거는 굉장히 다릅니다. 폭식은 기분 마사지를 위한 일종의 리추얼이에요. 통과 의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폭식에는 미학이 있어요. 그러나 게걸스럽게 먹는 거는 그냥 게걸스럽게 먹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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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세계는 오히려 경쟁이 없기 때문에 우리가 힘든 거고 무기력한 거죠. 경쟁할 기회를 박탈당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자기 자신하고 싸울 필요가 없어요. 지배적 시선에서 벗어나는 것이 대안이라면 대안이죠. 그러니까 남이 욕망하는 것을 나는 욕망하지 않는 것. 황동만이 영화사 대표한테 이렇게 얘기하잖아요. 이것도 명대사죠. "왜 내 인생이 니 마음에 들어야 되는데요?" 그러니까 자기가 욕망하는 걸 욕망하는 게 아니라 타인이 욕망하는 걸 욕망하는 시대에는 기존 사회 자체를 무시해야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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