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나 영화 같은 걸 보면 그다지 슬픈 장르가 아니어도 쉽게 우는 감수성 때문에 같이 사는 모해인 뜬금없이 우는 연주원 보고 당황한 적 꽤 많을 것 같지 멀쩡하던 애가 갑자기 우는 거 보고 왜 그러냐 물으면 높은 확률로 나 영화 보고 울었어… 하는 대답 때문에 맥이 탁 풀릴 거야 이런 적이 한두 번도 아니건만 매번 우는 얼굴만 보면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겼나 하는 생각부터 들어서 안 물어볼 수도 없고… 영화 보고 울었다는 대답으론 그래서 이번엔 뭘 봤길래 그러는데? 우는 소리가 내 방까지 들릴 정도야. 하고 눈물 닦으라며 익숙하게 휴지 건네줌
같은 관사 룸메이트라 매일 편하게 지내니까 서로서로 옷 바뀐 상황 꽤 있었을 것 같은데 체형이 비슷하니 눈치챈 적은 별로 없었겠지만, 만약 연주원이 어쩌다 알게 됐다면 여전히 적응 못하고 부끄러워할 거 같아 그 상태로 해인이 마주치면 귓속말로 알려주겠지
나 오늘 너 옷 입은 거 같아…
한 두 번도 아닌데 뭘 귓속말로 해?
그냥 말하면 다른 사람이 들을 수도 있잖아!
여기서 너랑 나랑 룸메이트인 거 아는 사람이 더 많을 텐데.
그건… 그렇지만. 하여튼 그런 게 있어.
괜히 빙빙 돌려 말하는 연주원한테 똑같이 귓속말해주며 내 옷이 불편해? 물으면 아니, 그런 게 아니라 그냥… 네 옷을 입는다는 게 아직도 적응이 안 돼서. 이건 싫은 게 아니라 부끄럽다는 게 맞는 거 같아… 애초에 같은 세제 쓰는데 싫을 건 뭐가 있겠어! 하고 평소처럼 웃는 모습에 그럼 그렇지 하다가도 왜 부끄러워하는지는 이해 못 할 거 같아 자세한 이유를 알려주지 않는 것도 있지만, 이미 자기한텐 너무 익숙한 일상 중에 하나가 되어버렸으니까. 같은 침대에서 잘 때도 있는데 뭐 이런 걸로 부끄럽다는 건지 모르겠는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