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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생각나서 끄적여 봄
남자는 어깨다.
이 말을 왜 실감했냐면...
20대 초반까지만 해도 티셔츠 95사이즈 입었음. M이었나 L이었나... 아무튼 평범했음.
그때는 운동은 안 하고 게임, 술, 클럽만 열심히 다녔지.
그러다 부랄친구가 서울 강남에서 트레이너를 하고 있었는데, 대회 나가니까 보러 오래서 갔음.
촌놈은 서울 간다는 말만 들어도 설레잖아.
근데 가서 진짜 충격 먹음.
사람들 어깨에 수박 하나씩 달고 다니더라. 🍉
그래서 무심코 내 어깨를 봤는데...
난 샤인머스켓이었다.
현타가 진짜 세게 옴.
'아... 사람답게는 살아야겠다.'
그날부터 팔굽혀펴기 100개씩 거의 1년 동안 했음.
이게 팔굽혀펴기 덕분인지, 성장기 막차였는지는 모르겠는데 어느 순간 티셔츠가 105사이즈가 되어 있었음.
거울을 보는데...
샤인머스켓이 사과로 진화해 있더라.
신기하게 어깨 하나 넓어졌다고 자신감도 같이 커짐.
근데 문제는...
거기서 만족해 버린 거.
'됐다.'
전매특허 게으름 발동.
운동은 헬스장 가서 깔짝, 몇 달 쉬고, 또 깔짝...
그렇게 몇 년이 흘렀고...
지금은 110~ 115사이즈 입음.
근데 이건 운동해서 커진 게 아니라...
지방도 벌크업을 할 줄 알더라. 꿀
결론은
어깨는 남자의 자신감을 키워주는 게 맞다.
근데 운동을 멈추는 순간 근육은 퇴근하고 지방이 출근한다.
이제 다시 운동해야겠다.
이번엔 사과에서 수박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 배는 멜론으로 안 키우는 걸 목표로. 😂
항상 내가 무슨 일을 하려고 하면 시간이 걸림.
마음먹었다고 바로 되는 것도 아니고, 계획을 세웠다고 그대로 흘러가는 것도 아닌거같음. 결국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생기더라. 근데 신기한 건 그 시간이 조금씩 앞당겨질 때마다 항상 새로운 트리거가 생긴다는 거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 나타나기도 하고 예상하지 못한 기회가 찾아오기도 하고 전혀 다른 방향으로 길이 열리기도 함. 예전에는 왜 이렇게 오래 걸리나 싶었는데 돌이켜보면 그 시간 동안 내가 몰랐던 무언가가 준비되고 있었던 건 아닐까 싶음. 어쩌면 중요한 건 시간을 무작정 앞당기는 게 아니라 그 시간이 다가왔을 때 기회를 알아보고 잡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거겠지. 인생은 참 묘함. 내가 원하는 건 분명한데 그곳에 도달하는 과정은 항상 예상과 다른거같음. 그리고 가끔은 내가 계획한 것보다 예상치 못한 계기 하나가 모든 걸 더 빠르게 바꿔놓기도 함. 그래서 요즘은 조금 늦어지더라도 조급해하지 않으려고 함. 아직 내가 모르는 트리거가 어디선가 생기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임. 진짜 신기함. 내가 오래 산건 아니지만 사람들은 이걸 한번쯤은 느끼지 않았을까? 란 생각이 들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