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역에 매일 아침 출근길마다 똑같은 양복을 입고 우산을 파는 할아버지가 계심
비가 오든 눈이 오든 맑은 날이든 상관없이 항상 검은색 장우산을 손에 쥐고 있음
단 한 번도 우산을 펼치거나 팔려고 소리치지 않고 벽에 기대어 가만히 서 계심
지나치는 수많은 사람 중 그 누구도 그에게 우산을 사거나 눈길을 주지 않음
나 역시 1년 넘게 그 앞을 지나치며 단 한 번도 말을 섞어본 적이 없었음
그런데 지난주 금요일 퇴근길 갑자기 하늘에서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음
우산이 없어서 발을 동동 구르며 역 출구 앞에서 망설이고 있었는데 누군가 다가옴
그 할아버지가 말없이 내 손에 검은색 장우산을 쥐어주고 반대편으로 걸어갔음
다급하게 뒤쫓아가서 돈을 드리려고 지갑을 열었지만 할아버지는 이미 사라짐
오늘 아침 출근길에 다시 그 자리를 찾아갔는데 할아버지는 보이지 않았음
대신 벽에 하얀색 포스트잇 하나가 나를 향해 덩그러니 붙어 있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