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회피형이랑 연애 오래해도
내 작품이야 꺼져
이게 절로 나옴
내가 다 뜯어고쳐놓은 회피형이라 이제 좀 사귈만한데 다른 여자한테 가서 이 정도 정상인으로 살 거 생각하면 억울해서 밤에 잠도 안 옴
그래서 어거지로 사귀는 애들잇는데
얘들아 그거 매몰비용의 오류야 날려 그냥
그러다 같이 담배 피우면서 그냥 말했음
나 사실 너 좋아했었다고
근데 지금은 안 좋아한다고
엄청 놀라면서 전혀 몰랐대
그동안 혼자 그렇게 좋아했는데 정말 하나도 몰랐다는 게 좀 웃겼음
걔는 이제 자기를 이성애자라고 생각한다고 하더라
그냥 서로 연애 얘기하고 술 마시고 헤어졌음
지금도 연락하면서 잘 지냄
그러다 올해 다시 만날 기회가 생겼음
근데 사람이 정말 많이 변해있었음
그렇게 잘 웃고 밝던 애가 조용하고 차분해져 있었음
반대로 나는 예전엔 엄청 조용했는데 지금은 말도 많아지고 활발해졌는데..
걔가 나 보고 처음에는 다른 사람인 줄 알았대
웃긴 건 나도 그 친구가 낯설었고
더 이상 설레지 않았음
고3 때는 반이 갈리면서 조금 멀어졌는데 연락은 계속했음
졸업하고 걔가 재수한다고 해서 그냥 기다림.
재수 끝나고 다시 만나니까 너무 좋더라
근데 끝까지 좋아한다는 말을 못 했음
괜히 고백했다가 친구로도 못 지낼까 봐
그렇게 생일이나 별일 없을 때마다 연락하면서 지내던 날들이 지나가고..
고1 때 친해진 무리 중 한 명이었음
잘 웃고 성격도 좋아서 그냥 친구로서 되게 좋아했음
고2 때는 하필 그 친구랑 나만 같은 반에 배정돼서 거의 둘이 붙어 다녔는데
어느 날 갑자기 자기가 바이라고 커밍아웃을 하는 거임
당시 나는 내 정체성이고 뭐고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이라
아 그렇구나! 이 야랄을 떨어버림